[신앙과 삶] “15번 거절 당해도, 다시 16번 예수 복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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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삶] “15번 거절 당해도, 다시 16번 예수 복음 전합니다”
  • 김태현 기자
  • 승인 2024.06.18 2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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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길교회 전도왕 서순애 권사

작년 한 해 131명 전도해 성결교단 전도왕 차지
노방전도와 경로당 전도…기도와 끈질김이 무기
서순애 권사는 주일을 제외하고 매일 신길역, 영등포 공원, 경로당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한다.
서순애 권사는 주일을 제외하고 매일 신길역, 영등포 공원, 경로당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한다.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와는 상반된 사람들의 차가운 표정과 거절의 말, 길거리 전도 현장의 모습이다. 어린 중학생들부터 나이 지긋한 노인들까지 “예수 믿으세요”라는 말을 애써 무시하며 지나간다. 그냥 무시하는 사람은 그나마 양반이다. 어떤 이들은 쏘아보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예수를 왜 믿냐’며 시비를 걸기도 한다. 사람들의 냉담한 반응에도 개의치 않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전도의 구슬땀을 흘리는 이가 있다. 날이 갈수록 전도가 어려워지는 이 시대에 구령(救靈)의 열정을 가지고 용기를 내 거리에서 복음을 전하는 신길교회(담임:이기용 목사) 서순애 권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서순애 권사는 작년 한 해만 131명의 영혼을 하나님께 돌아오게 한 전도의 용사로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제118차 총회에서 ‘전도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올해에도 하나님께서 보내주시는 영혼을 찾아 천국 시민으로 인도하겠다는 서순애 권사. 지난 14일 32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복음을 들고 거리로 나선 서순애 권사를 만나 동행했다.

전도에 소망을 품다
사람들의 외면과 비난에도 꿋꿋이 복음을 전하는 서순애 권사가 전도에 열심을 내게 된 것은 남편과의 사별 때문이었다. 2년 전 사랑하는 남편을 먼저 천국으로 떠나보내고 나자 천국 복음에 대한 확신이 깊어졌고, 하나님을 믿지 않는 영혼에 대한 긍휼함이 강해졌다.

“남편이 2년 넘게 투병 생활을 하다 천국에 갔을 때, 사실 많이 힘들었어요. 몸져눕기도 했고, 신앙적으로 낙담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요예배에서 남편이 천국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계속 무너져 있는 것은 하나님 뜻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아이들 아빠가 천국에 간 것처럼 예수 믿지 않는 영혼들에게 복음을 전해 천국 시민이 되게 해야겠다는 강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원래도 전도에 힘썼지만, 그때부터는 정말 목숨을 걸고 전도를 시작했어요.”

복음을 전하지 않고는 못 견디게 된 그때부터 막연하게 전도지와 건빵을 들고 길거리로 나가 예수님을 전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예수님을 모르는 영혼을 생각하면 쉴 수가 없었다.

사람을 만나러 나서는 노방전도
서순애 권사는 주일을 제외한 6일간 교회와 가까운 신길역과 영등포 공원 등을 돌아다니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파한다. 월요일에서부터 목요일까지는 혼자 거리로 나가 복음을 전하고 금요일과 토요일은 교회 전도팀과 함께 한다.

전도를 위해 물티슈와 전도지 그리고 건빵을 챙긴다.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무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아이스커피와 냉차를 준비하고 추운 날씨에는 따뜻한 음료를 준비해 나눠준다.

“전도지만 나눠주니 받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받아도 바로 버리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음료를 나눠주면서 거부감을 줄이고,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물티슈를 준비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선물을 아예 받지 않거나 선물만 ‘휙!’하고 가져가 버리지만 저는 그 사람들에게 꼭 전도지를 읽어보라고 권합니다.”

무더운 날씨지만, 준비한 전도지와 물티슈, 건빵을 나눠주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무더운 날씨지만, 준비한 전도지와 물티슈, 건빵을 나눠주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연로한 어른들께도 복음을
노방전도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많은 영혼과 관계를 맺고 복음을 전하고 싶었던 서순애 권사는 경로당 전도도 병행했다. 외로운 노인들이 모여 시간을 보내는 경로당. 그곳에 가면 복음을 기다리는 영혼들이 있을 것만 같았다.

“사실 경로당에 가면 전도가 쉽게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웬걸 노방전도만큼이나 경로당 전도도 어려웠어요. 야곱처럼 험악한 삶을 사셨던 분들도 계셔서 그런지 까탈스럽거나 복음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어르신들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 제가 먼저 남편을 앞세운 이야기를 하며 복음이 어떻게 제 마음을 치유했는지 털어놓으니 어르신들도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주셨습니다.”

경로당 어르신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서순애 권사는 먼저 자신의 아픔을 드러냈다. 홀로 사는 노인들은 비슷한 아픔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기에 서순애 권사의 말에 귀 기울였다.

“그저 아픔을 나누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그립고 힘들 때도 분명히 있지만, 남편이 먼저 천국에 가서 저를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 그리고 저 역시도 구원의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천국에서 다시 만날 소망이 있어 견딜만하다는 것을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어요.”

낙심될 때도 있지만
전도가 열정만으로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영혼을 향한 애끓는 사랑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의 사랑도, 전도자의 간절함도 몰라준다. 서순애 권사는 사람들의 외면은 익숙하지만 때때로 크게 상처로 다가올 때도 있다고 고백했다.

“저도 사람인데 매몰차게 거절당하면 당연히 마음이 아프지 않겠어요? 그럴 때는 전도를 끝낸 후에 교회에 와서 하나님 앞에 눈물로 기도합니다. 상처받은 제 영혼을 주님이 어루만져 주시기를 기도하고, 거절하며 상처 준 그 사람이 나중에라도 꼭 예수님의 사랑을 알기를 간구하면 하나님께서 마음에 평안을 주십니다.”

사람이 주는 상처 외에도 날씨가 도와주지 않을 때는 서러움이 밀려오고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한다. 그도 사람이니까...

“한번은 비가 아주 많이 오는 날에 영등포 공원에서 전도를 한 적이 있어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우산을 썼는데도 옷이고 신발이고 양말까지 다 젖어버렸지 뭐예요? 서러운 마음에 길 한가운데 서서 펑펑 울었습니다. 그때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생각이 들었어요. 하나님께 ‘내일은 전도 안 하고 집에서 쉴 거예요’라며 투정도 부렸습니다.”

쉬겠다고 마음 먹었던 다음날 서순애 권사는 자연스럽게 가방을 들고 전도하러 나서는 자신을 발견했다. 강권적으로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을 체험한 것이다. 궂은 날씨가 문제가 아니었다. 전도하지 않고는 마음이 불편해서 쉴 수 없었다.

전도의 노하우가 쌓이다
1년이 넘게 전도하다 보니 나름의 노하우도 축적되기 시작했다. 서순애 권사가 터득한 전도의 비법은 ‘끈질김’과 ‘편안함’이다. 관계를 형성하고 친밀감이 싹튼 대상에게는 끈질기게 복음을 전하고 처음 본 상대방에게는 조금 더 편안하게 다가가는 배려가 전도의 무기다.

“저처럼 열정을 가지고 전도에 힘쓰는 교회와 성도님들은 많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차가운 시선을 받다 보면 움츠러들게 되고 결국 전도를 포기합니다. 제 무기는 끈질김입니다. 상처받아도 의연하게 넘기면서 계속 전도를 이어갑니다. 또, 거절을 못하는 성격이라 복음을 들은 사람들 중에는 부담스러워서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것까지는 거절하거나 전화번호를 일부러 잘못 알려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명함까지 만들었어요. 도움이 필요하거나 마음이 어려울 때 저한테 편하게 연락하라고 말하면서 명함을 줍니다. 그렇게 명함을 받아 가는 사람은 결국 나중에 한번은 연락을 하더라구요.”

경로당 전도에 있어서도 서순애 권사의 끈질김은 빛을 발했다. 최근 경로당에서 15번이나 복음을 거절하다가 받아들인 어르신도 있다.

“경로당 어르신 중 한 분은 경로당에 방문할 때마다, ‘예수 안 믿는다! 다시는 오지 마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셨어요. 한편으로는 기분이 나쁘기도 했지만, ‘그분이 예수님을 모르고 돌아가시면 어쩌나’하는 마음이 더 컸기에 계속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끈질기게 ‘우리 교회 밥이 맛있어요’, ‘우리 교회 카페가 이뻐요’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놀러 오시면 잘 대접하겠다는 말을 했고 그 어르신도 결국 교회에 나왔습니다.”

교회에 관심을 가지신 어르신께 서순애 권사가 자신의 명함을 주며 꼭 연락하라고 말하고 있다.
교회에 관심을 가지신 어르신께 서순애 권사가 자신의 명함을 주며 꼭 연락하라고 말하고 있다.

전도 후 교회 정착까지 관리
서순애 권사는 전도자의 역할이 교회로 인도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교회에 출석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평생 교회 문턱을 넘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교회에 정착할 때까지 옆에서 함께 해주어야 한다는 것.

“제가 전도한 분들은 저희 목장에 소속될 수 있게 배려합니다. 교회에 처음 나와서 안면이 있는 사람이라고는 저밖에 없는데 제가 나몰라라 하면 교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게 됩니다. 목장 안에서 한 가족이 될 때까지는 옆에서 정착을 돕습니다.”

교회 공동체의 일원이 될 때까지, 서 권사는 물심양면으로 보살핀다. 매주 토요일에 미리 주일 예배에 나오라고 전화하기도 하고, 필요한 물질을 채워주거나 반찬을 만들어 나눠주며 예수님과 교회의 사랑을 느끼게 해준다. 특히 기도는 절대 빼먹지 않는다. 전도와 정착에 있어 중보기도만큼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주저하고 있는 성도들에게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이 무서워서, 용기가 없어서 전도에 주저하는 성도들에게 서순애 권사는 응원의 말을 전했다.

“제가 잘나서 많은 영혼을 전도했던 것도, 제가 능력이 있어서 전도왕이 된 것도 절대 아닙니다. 다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저는 기도하며 순종했을 뿐이에요. 넘어져도 오뚜기처럼 다시 세워주시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꾸준히 전도하는 것이 최고의 전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전도한 영혼이 하나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나는 것을 볼 때 가장 기쁘고 행복하다고 고백하는 서순애 권사. 그는 “제가 누리는 복음의 기쁨을 사람들과 나눌 때 정말 행복하다.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이 하나님께로 돌아올 때가 세상에서 기쁘다”며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만나시게 하는 영혼에게 지치지 않고 복음의 씨앗을 뿌리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지난 14일에도 당연하게 신길역 앞에서 전도했던 서순애 권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거절에도 여전히 미소 가득한 얼굴로 예수님의 사랑을 전했다. 사람들이 거리에 없을 때면 나지막이 지나간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찬양을 불렀다.

“예수님 기뻐! 노래하시리! 잃어버린 영혼 돌아올 때~ 예수님 기뻐! 춤추시리! 잃어버린 영혼 돌아올 때~♪”

지난해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제118차 총회에서 전도왕을 차지한 서순애 권사.
지난해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제118차 총회에서 전도왕을 차지한 서순애 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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