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작은 교회가 세워지는 일만 하더라도 그것이 굳건하게 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땀과 눈물, 그리고 헌신이 있어야 하는지 모릅니다. 안팎으로 일어나는 수많은 문제와 영적인 공격을 견뎌내야 하고, 때로는 교회의 존립을 위협하는 상황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한 교회가 성장하는 과정조차 이러할진대, 많은 교회가 하나 되어 교단을 이루고 성장해가는 과정은 두말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면에서 수많은 교회를 아우르며 45년이라는 긴 세월을 걸어온 백석총회의 행보에 진심으로 존경과 찬사를 표합니다.
오늘날 백석총회가 장로교의 대표적 중도 교단으로 손꼽히게 된 까닭도 이러한 통합의 역사와 맞닿아 있습니다. 중도라는 말은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고 바른길 위에 서 있다는 뜻입니다. 중도의 가치는 성경에서도 나타납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새로운 지도자 여호수아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오직 강하고 극히 담대하여 나의 종 모세가 네게 명령한 그 율법을 다 지켜 행하고 우로나 좌로나 치우치지 말라 그리하면 어디로 가든지 형통하리니”(수 1:7).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기준으로 삼고 좌우로 치우치지 말아야 합니다. 이는 개인적인 신앙생활뿐 아니라 교회와 교단이 가야 할 길의 지침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그리스도를 따른다고 말하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자기 욕심이나 특정한 가치 기준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면서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항상 옳은 방향으로 걷겠다는 소신과 이를 위한 노력이 함께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아온 장종현 목사님은 항상 하나님 앞에 바르고 곧게 서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실현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삼는 분이셨습니다. 누구보다 교회의 연합을 강조하셨던 것도 하나 됨을 힘써 지키라는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러한 영적 지도자가 있었기에 백석총회가 지금까지 건강하고 균형 잡힌 교단의 본을 한국 교계에 보여줄 수 있었다고 믿습니다.
어느 조직이나 단체든 간에 설립자에게 많은 공을 돌립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러한 영광 이면에 자리하고 있는 숱한 고난을 간과하곤 합니다. 설립자는 그 누구보다 많은 땀과 눈물을 흘리며 가장 무거운 짐을 지는 사람입니다. 장종현 목사님 역시 백석총회의 설립 이래로 지금까지 수많은 어려움과 시련을 감내하며 백석 공동체를 이끌어오신 장본인입니다.
특별히 장로교회의 근간이 되는 정신이 무엇입니까? 종교개혁자들의 신앙을 본받아 모든 것을 성경에 비추며 ‘날마다 새롭게 개혁하는 교회’를 세우는 데 있습니다. 이러한 개혁 사상이야말로 장로교 신앙의 근간이요, 핵심일 것입니다. 장종현 목사님의 리더십이 백석총회를 넘어 한국의 장로교 전체를 아우르고 범교단적 차원에서도 빛을 발하는 것은 이러한 개혁 정신을 잘 계승해나가고자 하는 목사님의 의지가 남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2023년 교단 설립 45주년을 맞는 백석총회의 향후 행보가 참으로 기대됩니다. 45주년 기념행사가 그간 견실히 다져온 백석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한국 교회 전반이 공유할 수 있는 미래 목회와 선교의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이번에 백석총회가 총회 설립을 기념하며 ‘한국 교회 연합의 마중물이 되겠다.’라고 다짐한 바를 높이 사고 싶습니다. 지금은 한국 교회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한 방향으로 힘을 모을 때입니다. 백석총회가 마중물이 되어서 한국 교회를 위한 화합의 장을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을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총회장 장종현 목사님을 비롯한 백석총회의 모든 목회자와 성도 여러분, 45년의 세월 동안 믿음의 경주를 감당해오시느라 참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백석(白石)’, 즉 ‘흰 돌’은 주님이 세상을 이긴 자에게 주시는 증거입니다(계 2:17). 백석총회가 그 이름의 의미처럼 마지막까지 믿음의 경주를 잘 마치고 승리하시기를, 그래서 훗날 주님에게 백석을 받는 귀한 자리에 서게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