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우리는 주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신 두 가지 큰 계명 중 하나인 ‘이웃 사랑’ 즉 “지극히 보잘것없는 한 사람에게 하지 않은 게 주께 하지 않은 것”(마 25:45) 이라 하시는 말씀을 다시 듣는다.
그러면 지금 우리에게 이웃은 누구인가? 생태발자국의 크기로 보면, 우리는 전 세계인보다 한 해 동안 누려야 할 자원을 빠르게 소비하여 4월 1일에 다 소진한다. 9개월을, 자신에게 주어진 것이 아닌 후손의 것 자연의 것을 꺼내어 쓰는 셈이다. 이를 ‘빌려 쓴다’ 하는데, 갚을 수 있는 능력은 있는지, 애당초 갚고자 하는 마음은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지구는 모두의 필요는 채울 수 있어도, 탐욕은 단 한 사람의 것도 만족시킬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그동안 과도한 남획과 벌채, 탄소 배출 등으로 이미 지구는 재생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생태 자원을 소비했다. 머잖아 ‘생육하고 번성하는’ 일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더구나 지구상 많은 생물 종들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약 200만 종에 달하는 지구 생물 중 이미 15~26만 종이 사라지는 등 대멸종이 시작되었다. 멸종동물 보호 프로그램 등 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여러 행동을 하고 있지만 모든 종을 구할 수 없고 더구나 멸종의 흐름을 바꾸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조금만 둘러보아도, 하나님의 자녀를 애타게 기다리며 “함께 탄식하고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피조물들을 볼 수 있다. 그들 모두 썩어짐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어 하나님의 자녀가 누리게 될 영광의 자유를 누리고자 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그동안 이웃을 열심히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하나님이 사랑하신 세상(cosmos)은 전혀 사랑하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사랑하기 위해, 하나님이 지으시고 사랑하셨던 것들 하나하나와 ‘사랑하는 마음’을 연결하되, 자신은 물론 소속된 신앙공동체가 짐 지운 생태발자국을 살펴볼 것을 권한다(자가진단 https://www.eco-christ.com/green). 개인적으로나 신앙공동체와 함께, 먹고 입고 쓰고 버리고 이동하는 중에 얼마나 지구를 힘들게 했는지, 쓰고 있는 것은 친환경적인지, 버리는 것은 더 쓸 수 있거나 공유할 수 있는 건 아닌지, 내 곁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은 물론이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창조주 하나님 안에서, 만물의 화해자 되신 주님을 따르는 제자가 되고,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함께 아파하시며 병들고 아픈 이들을 치유하고 계신 성령님과 함께 창조세계를 돌보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기억할 것은, 전 세계가 약속한 지구 평균기온 상승 억제치는 1.5℃다. 1.5℃를 넘으면 지구는 회복력을 잃는다. 1.5℃를 지켜내는 것, 어떻게 가능할까? 무엇보다 신음하는 이웃을 자세히 오래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면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구체적으로 기도하며 그를 위한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며 “생명을 택해, 지구를 사랑함으로, 내 제자 됨을 보이라”고 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게 될 것이다. “지금 기후변화의 위기 앞에 놓여 있는 지구와 섬나라 사람들이 네 이웃이다. 겨울에는 따뜻하게 입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입어라. 음식을 절제하고 육식을 덜 먹어라. 물건을 사는 것과 쓰레기 버리는 데 신중해라. 웬만한 거리는 차가 아니라 자주 걷고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즐겨라. 나무는 쓰는 것 이상으로 심어라. 이것이 지구 온도 1.5℃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고, 곧 네 이웃을 사랑하는 길이니라” 하시는 주의 음성을 듣고 기꺼이 행동하게 될 것이다.
유미호 센터장(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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