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아마존에서 선교하시는 김철기 선교사님과 허운석 선교사님은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분들입니다.
한번은 선교사님을 통하여 아마존에 성 가브리엘교회를 세우고 방문했습니다. 넓은 부지에 세워진 신학교와 교회와 여러 건물들, 그리고 여러 섬들을 돌면서 의료와 구호 사역을 하는 아름다운 병원선까지 타고 선교지들을 돌아보았습니다. 선교사님 부부의 헌신과 사역들은 실로 철인이 아니고서는 감당할 수 없는 많은 사역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에 안타까운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아내인 허운석 선교사님에게 암이 생겼고, 수없는 치료와 재발, 그리고 또 다시 이어진 치료가 있었습니다. 특별히 2010년 초에는 허 선교사의 폐암이 재발되고 김철기선교사님은 여러 번 한국에 와야 했습니다.
그런데 항암치료를 하는 중 어쩔수 없이 한국에 들어와야 하는 경우가 생길 때마다 갈등이 일어나기를 “선교사가 선교지를 이렇게 비워도 되는가?”하는 자책이었습니다. 그런 갈등을 하는 마음을 눈치 채셨는지 허 선교사님이 김 선교사님께 이렇게 질문했답니다.
“당신이 없으면 아마존이 무너집니까?”
그 순간 김 선교사님은 큰 충격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아마존이 무너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가끔은 무슨 일이 생겨서 선교지를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때면 소름이 끼쳤었기 때문입니다. 아내 허 선교사님 상태가 나빠져서 한국에 들어오려고 했을 때도 바로 그런 불안감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 때 아내 허 선교사님이 하신 그 한 마디가 뼈아프게 들려진 것입니다. 그때 선교사님은 비로소 자신은 지금까지 사역을 우상으로 섬기고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깨닫는 순간 우상을 내던졌습니다. 그러자 비로소 지금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우선순위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고백했습니다. 바로 지금은 아내 옆에서 함께 있어 주는 일이 최선의 사역이라고 확신한 것입니다.
3개월간 한국에 머물며 허 선교사님을 돌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기간 동안에도 종종 “네가 삼개월 동안 자리를 비우면 선교지가 어떻게 되겠느냐?” 했으나 그 때마다 “인간인 내가 몸부림을 쳐서 주님께서 이만큼 열매를 주셨는데 주님이 직접 하시면 나만 못하시겠는가? 훨씬 더 잘하실 것을, 왜 또 지금까지 섬겼던 우상을 찾아오려고 하는가?” 결국 이 갈등을 극복하고 한국에 들어와서 바쁜 선교 일정에 한번도 가져 보지 못했던 아내와의 오붓한(병원에서) 3개월의 시간을 보냈고, 정말 거짓말처럼 허 선교사님을 주님 품으로 불러주셨습니다.
저는 김철기 선교사님이 “이 마지막 3개월까지 아마존에서 사역이 먼저야~”라고 하셨더라면 아마도 허 선교사님이 없는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용기를 갖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김 선교사님을 가장 최선의 사역의 자리로 강권하여 불러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 지금까지 먼저 하나님 나라에 가신 아내 허 선교사님의 몫까지 더 열심히 사역하시는 선교사님이 되신 것입니다.
지금 내가 있어야 할 최선의 사역의 자리는 어디일까요? 나의 고집스런 사역의 열정이 오히려 하나님의 음성을 들리지 않게 귀를 막고 있지는 않는지요. 오늘 이 순간 가장 소중한 일, 가장 소중한 사람을 위해, 가장 중요한 사역을 시작해보시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