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호진 박사, 개혁신학회 학술대회서 다문화 사회에서의 종교의 역기능 발표
개혁신학회(회장:김길성 교수, 총신대)가 지난 13일 총신대 사당캠퍼스에서 ‘개혁신학에서 바라 본 다문화 가정의 이해’를 주제로 개최한 봄학술대회에 주제강연자로 나선 전호진 박사(종교문화연구소 소장)는 이같이 주장했다.
‘다문화 사회와 종교의 역기능’을 주제로 발표한 전 박사는 현대 국제화시대는 종교, 문화, 선교가 상호 교류하는 시대라며, 한국은 이미 약 150만 명의 외국인을 품은 국가로써 유엔이 한국정부에 ‘단일민족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권고하는 등 더 이상 단일민족국가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 변하고 있는 한국사회를 단순히 선교적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한국이 바로 선교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150만 명의 외국인들로 인해 낯선 문화와 풍속, 종교가 들어오면서 다른 종교와의 선교적 충돌도 피할 수 없게 되는 등 부작용도 뒤따를 수 있다.
전 박사는 한국의 다문화 현상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했다. 그는 “일부 외국인들은 우리 문화에 동화하지 않고, 자신들의 문화와 종교를 고집하고, 게토를 형성한다”며 “문화적, 종교적 우월감을 갖고 한국문화에 적응하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박사는 “다문화 사회는 불가피하게 종교다원화 현상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특정 종교의 사람들은 다른 종교와 평화적 공존을 거부한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결국 다문화 사회에서 종교가 오히려 갈등과 분열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슬람을 실례로 들은 전 박사는 “모든 종교는 이데올로기적 요소를 갖고 있지만 이슬람은 사회와 국가를 통합하는 이데올로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슬람은 다른 종교나 이데올로기를 거부하는 등 자신들이 절대종교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다른 종교와 평화적 공존을 어렵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현재 유럽에서는 반 이슬람주의를 앞세운 극우파와 이슬람 과격 세력 간 충돌과 테러 위협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슬람은 정교분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또한 이슬람주의자들은 자기들의 종교적 이데올로기와 가치관을 전도를 통한 설득으로 확산하기보다 폭력적 수단으로 강요한다.
결과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들로 인해 갈등이 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모든 무슬림들이 다 이와 같이 과격한 것은 아니다. 온건 무슬림들은 대체로 거주 국가의 문화와 사회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박사는 “한국 정부는 현재 다문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다문화 정책을 먼저 실천한 유럽 국가들의 실패를 거울로 삼아야 한다”며 “외국인들의 문화와 종교, 인권, 언어의 정체성을 존중해야 하지만 한국 문화와 법, 사회질서와 충돌하는 외국인들의 문화나 종교이념의 요구는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사회는 단일인종문화에서 다문화 사회로, 단일인종의 국가에서 다인종 국가로 변하고 있다”며 “배타주의를 버리고 다문화, 다인종 사회를 마음으로 수용하되, 결코 유럽에서 일어나는 ‘이슬람공포증’이라는 용어가 절대 등장하지 않도록 정부와 사회 종교들은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다문화 사회에 대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개혁신학회 학술대회에서는 △룻기를 통해서 바라본 다문화 가정의 이해와 신학적 고찰(이성혜 박사, 고신대) △미국 이민사회에 적응해가는 1세 이민자들의 문화적응 과정과 교회의 역할(전병철 박사, 아신대)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 자녀를 위한 개혁주의 목회상담 방안(전형준 박사, 백석대) 등의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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